여성과 20~40대 젊은 세대도 운동 등 활동 감소
취약계층보다 경제적 여유 있는 계층에서 감소폭 더 커

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잦은 우울감이 있거나 비만한 사람의 신체 활동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. 특히 여성과 청년층은 운동 등 신체활동을 더 많이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.
2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(KOFRUM)에 따르면 경북대 의대 김건엽 교수팀(예방의학)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0년 대구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6천91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후의 운동 등 신체 활동의 증감 상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.
연구 결과인 ‘COVID-19 대유행으로 인한 대구시민의 신체활동 변화와 영향요인’은 한국보건정보통계학회지 최신호에 소개됐다.
연구 결과는 여성과 20~40대 젊은 세대가 코로나19 유행 이후 신체 활동을 더 많이 줄인 것으로 밝혀졌다.
평소 우울감을 자주 경험했거나 도시(동) 지역에 살 경우, 또 평소 신체 활동이 부족했거나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걱정이 많거나 비만일 경우 신체 활동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.
김 교수팀은 “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강조되고 있는 집에서 머물기·사회적 거리 두기는 활동량을 제한해 신체 활동의 부족과 이로 인한 우울감 등 정신적 불건강을 유발할 수 있다”며 “장기적인 신체 활동 부족은 코로나19 등 감염성 질환과 암·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관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”고 지적했다.
연구결과 여성의 신체 활동 감소량이 남성보다 컸다. 반면 이탈리아·스페인 연구에서는 남성의 신체 활동량이 여성보다 더 많이 감소했다.
나이대로 보면 20∼40대 등 젊은 세대가 신체 활동을 많이 줄였다. 이는 이 연령대가 코로나19 이전에 신체 활동을 더 활발하게 한 세대여서, 상대적으로 코로나로 인한 감소 폭이 더 커진 것으로 추정됐다.
김 교수팀은 “코로나19로 인한 신체 활동 감소는 취약계층에서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론 가구소득 월 400만 원 이상 등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계층에서 감소 폭이 더 컸다”며 “거주 지역 별로는 도시(동) 거주자가 농촌(읍·면) 거주자보다 코로나 유행 이후 신체 활동을 더 많이 줄었다”고 보고했다.
읍·면 지역의 경우 코로나19 환자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어 사회적 거리 두기가 덜 엄격하게 적용됐고 농촌 지역의 특성상 신체 활동을 직접 해야 하는 농업 종사자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됐다.
크로아티아에서 지난해 4월 수행된 연구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신체 활동 감소량이 농촌보다 도시 지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.
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염려가 많은 사람은 적은 사람보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신체 활동을 더 많이 줄였다. 2020년 4월 스페인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코로나로 인한 불안이 높을수록 신체 활동을 하지 않을 확률이 1.5배 높았다.
평소 우울감을 자주 느끼는 사람은 덜 느끼는 사람보다, 비만한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코로나19 이후 신체 활동을 더 많이 줄였다.
김 교수는 “고혈압·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의 신체 활동량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별로 줄지 않은 것은 다행한 일”이라면서도 “코로나19 유행 전보다 신체 활동이 감소한 사람의 비율이 48.0%에 달하는 만큼 만성질환에 대한 공중보건학적 관리가 필요하다”고 지적했다.